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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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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일 대표 미식가를 매료시킨 전주맛집
작성자 문화서적 (ip:)
  • 작성일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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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63
평점 0점


순대국밥만 아는 그대여, 고개를 들어 닭내장을 보라 - <현대닭내장>
입은 짧을지언정 못먹는건 없는 저는 왠만한 하드코어 음식들도 다 한번씩 손을 대본 경력이 있습니다. (뭔가 범죄자 같군요.) 홍어, 개불은 가볍고 곤충류로 넘어가 귀뚜라미까지 섭렵한 저도 닭내장탕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매우 낯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살짝 거부감까지 들었달까요. 그러나 대창, 곱창도 잘먹는데 닭내장을 못 먹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경건한 미식가의 자세로 돌아와 백선생님이 먼저 가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현대 닭내장탕은' 중앙시장에 위치한 맛집으로 이미 이 근방에서는 유명한 곳입니다. 35년 이상 전주식 닭내장탕을 고수해오고 있죠.

                                                                          닭내장이라고 써진 직관적 간판으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번 도전!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준비된 닭내장탕은 국물이 빨간 탕이었는데요 내장탕이라기에 순대국밥이나 설렁탕 같은 느낌을 떠올렸던 제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국물 색이나 향으로 보면 닭볶음탕에 가까웠고 미나리와 콩나물이 들어간 비주얼 상으로는 농도 진한 해물탕 같은 느낌도 나더군요.



먹는데에도 순서가 있었는데요, 먼저 야채가 익으면 먼저 먹고 그 뒤에 위, 닭알, 염통, 알통 등 다양한 닭의 내장 부위를 국물에 졸여가며 먹어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향긋한 미나리와 초장의 완벽한 조합을 조금 맛보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닭내장 파트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순대국밥의 깊고 시원한 맛과 닭볶음탕의 감칠맛에 미나리향이 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내장 비린내는 잘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왔습니다.




매콤한 국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매운 음식에 취약한 편인데 '쓰읍, 하'를 자동 재생해 놓은듯 반복하면서도 국물에서 손을 떼기 어렵더군요. 쫄깃한 닭내장에 진한 국물이 배어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배운 자는 여기서 멈출 수 없는 법. 백선생님이 했던 마무리 그대로 저도 밥을 볶았습니다. 이미 정점을 찍은 국물에 김가루를 넣고 볶아지는 밥을 한 술 떠 먹으니 세상 만사가 다 평화롭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색다른 음식에 도전해 보고 싶다, 더운 여름날 입맛이 없다, 개운하지 못한 속을 정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싶으실 땐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역시 나는 뼛속까지 한국인이었다, 청국장 비빔밥 - <토방>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잠시 동안 그는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 될 수 있다.”

저의 심금을 울린 이 대사로 시작하는 '고독한 미식가'는 일본 먹방 작품의 대표작입니다. 만화책이 원작이며 이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는 일본 뿐 아니라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사진 출처 - j채널


주인공 고로상은 혼밥을 즐기는 고독한 미식가인데요, 대식가이자 미식가이기도 한 그가 음식을 음미하며 생생하게 표현하고 맛깔나게 먹는 모습, '오오오오!! 이맛은!!!' 이라며 추임새 넣는 모습은 입에 군침이 돌고 라면물이라도 올리게 하는 일을 자주 만들어 냅니다. 저 역시 식사에 집중하는 고로상의 모습이 좋아합니다. (밥은 신성하니까요.) 혼밥을 할 때마다 고로상을 흉내내며 '오오!! 이맛에는 이 소스가 어울리겠어!!!' 라며 내적 혼잣말을 자주 하기도 하구요. 더불어 밥이 치유가 된다는 작가의 발상에 매우 공감합니다.

이번에 고독한 미식가에서는 시즌7을 맞아 주인공 고로상이 한국에 출장을 와 식사를 한다는 내용으로 처음으로 한국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식가 고로상은 무얼 먹고 가려나 궁금했었는데 한국에서 딱 두곳, 서울과 전주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으니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 전주에 사는 제 마음이 매우 뿌듯합니다.

아직 촬영한 내용이 방영되지는 않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제가 아니죠. 수소문끝에 전주에서 먹고간 청국장 비빔밥 맛집, '토방'을 찾았습니다.


'토방'은 평화동 골목에 위치한 아담한 가게입니다. 이번 촬영이 아니었다면 저는 사실 잘 몰랐을텐데 평화동에 사는 지인의 말로는 이미 동네에서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있었다는 군요.

메뉴는 보쌈, 돼지불고기, 청국장 비빔밥 등이 있습니다. 고로상이 먹고간 음식은 청국장 비빔밥이지만 돼지불고기를 주문하면 청국장 비빔밥과 동일한 메뉴구성에 고기가 추가로 나온다기에 저는 돼지불고기로 주문했습니다.

                                                                                                                            고기만 빼면 청국장비빔밥의 구성과 동일합니다.





비빔밥을 위한 싱싱한 야채와 나물이 주요 구성이고 노릇한 부침개를 비롯한 맛있는 반찬이 나머지 상을 채웁니다. 그리고 잠시 뒤 주인공 청국장이 올라오는데 이미 보글보글 끓고 있는 비주얼에서 마음이 홀립니다.

따끈한 밥에 콩나물과 무생채, 나물을 넣고 무심한듯 상추를 찢어 넣은 다음 계란후라이를 올리고 약간의 참기름과 김가루, 고추장을 더합니다. 그리고 화룡점정! 오늘의 하이라이트! 보들보들한 두부가 춤추고 있는 청국장을 듬뿍 떠넣고 밥을 비벼줍니다. 어느 하나 쏠린 재료가 없도록 혼을 담아 골고루 비빈 밥을 한 입 먹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아,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한국인이구나. 김치랑 비빔밥은 맨날 먹으래도 할 수 있겠구나'.


특히 저는 청국장의 간이 삼삼해서 더 마음에 들었는데요, 비빔밥에 곁들여도 조화롭고 그냥 국물로 옆에 두고 먹어도 좋았습니다. 같이 시킨 고기도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그러나 청국장 비빔밥에 숟가락이 먼저 가서 고기가 자꾸 뒤로 밀리게 됩니다.




뜻밖에 정체성 확인을 하며 어느새 밥이 바닥을 드러내면 뜨끈한 누룽지가 뚝배기에 나옵니다. 분명 밥을 먹었는데 왜 누룽지배는 따로 있는 걸까요? 맛있는 김치를 얹어 누룽지 한그릇도 뚝딱하고 후후 불어가며 숭늉까지 마셔주면 비로소 식사가 끝납니다.


한국은 처음이라는 마츠시케 유타카씨. 전주 비빔밥 먹방은 어떻게 표현해주실지 기대됩니다. (사진 출처 – 도쿄티비 유튜브 및 스틸컷)


산해진미도 좋지만 이만한 힐링이 없더군요. 세계 곳곳을 돌며 여행하다 엄마집에 돌아와 드디어 엄마밥을 먹고 마음이 풀려 녹아내리는 기분이랄까요? 튜닝의 끝은 순정이고, 기교의 끝은 기본이듯 요새 들어 맛있다는 음식들이 마음에 안 차신다면 토방에서 한국인 영혼의 베이스, 청국장 비빔밥 한 그릇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로상은 본 방송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매우 기대됩니다!

소박한 밥상을 감사하는 미식가를 꿈꾸며
제가 백선생님과 고로상의 식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먹는 즐거움을 충실히 잘 전달해 주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맛 부터 생소한 메뉴까지 생생한 비유와 먹방은 맛을 통해 여행하는 기분이 들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두 분을 모시는(?) 이유는 한 끼 식사가 주는 즐거움과 치유, 감사함을 생각해 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소박한 밥상에서도 따뜻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삶이 얼마나 멋진가요! 이 멋진 삶의 여행자들이 선택한 전주에 살고 있는 게 이토록 자랑스러울 수가 없는 취재였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미식교의 자칭 전주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멋진 삶, 두 미식가를 매료시킨 전주의 밥상으로 초대합니다. 미식교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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